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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첫 싸인볼
  • 작성자 무결
  • 조회수 515720
2025-07-06 01:48:55

 

방학이 되면 캠퍼스는 평소보다 더 조용하고, 한층 넓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밴드부 동아리실 문 너머로, 에이쥰과 유코의 이야기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했어요.

드럼 스틱을 만지작거리던 유코가, 문득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혹시... 에이쥰은 싸인이 있어...?”

“제 싸인이요? 카드 결제할 때 쓰는 건 있슴다!”

 

 

* * *

 

그러니까, 에이쥰의 싸인이 생기게 된 계기는 독특하면서도 정말 에이쥰다웠어요.

대학교에 진학한 후 처음으로 체크카드를 사용하게 된 에이쥰은,
"싸인 부탁드립니다."라는 캐셔의 말에 한참을 고민하다 싸인을 만들게 됩니다.

'에이'쥰이라는 본인의 이름, 그리고 '에이스'라는 단어를 조합해
알파벳 A를 변형시켜 만든 그의 싸인은 이렇게 탄생했어요.

싸인이 생긴 후로는 카드 결제 시 싸인하는 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

 

* * *

 

유코는 싸인이 있다는 에이쥰의 말에 기쁜 표정을 지었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새 야구공을 꺼냈어요.

“그럼... 싸인해 줄래...?”

조금 부끄러운 듯 야구공을 내미는 유코는 덧붙였답니다.

“에이쥰의 싸인볼... 갖고 싶었거든.”

 

유코가 내민 공을 받아들고 싸인을 하기 시작한 에이쥰은, 마치 공을 던질 때처럼 진지한 모습이었어요.

싸인 옆에 자그마한 하트도 함께 그려 넣은 뒤, 에이쥰은 환하게 웃으며 공을 건넸습니다.

“제 첫 싸인볼은 츳키네 겁니다!”

 

 

ⓒ 나즈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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